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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6.까지

나는 꽃이야.




난 이렇게 돌틈에서 태어났어.
다들 폭신폭신한 땅위에서 태어나고 또 주위에 친구들과 같이 자라는데 난 어쩌다 보니 여기에 날아와 앉아서 혼자서 싹을 틔웠어.
내가 씨앗으로 이 자리에 날아와 앉았을때 다들 싹을 제대로 틔우지 못할 거라고 했어.
사실.. 난 여기가 어딘지도 몰랐고, 싹을 틔울 적당한 장소가 어떤 곳인지도 몰랐거든.
그저 바람이 여기가 적당하다고 하기에 그냥 내려앉았을 뿐이었어.
그런데 싹을 틔우기 시작하면서 정말 힘들었지.  가끔 난 왜 이런 장소에 날아와 앉았을까 하고 슬픈 생각이 들기도 했고,
나를 여기에 날려보낸 바람을 미워하기도 했어.

하지만 난 싹을 틔웠고,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워냈어.
이제는 태양이 나에게 고운 빛을 잔뜩 뿜어주고, 가끔 부드러운 비가 뿌려주는 것이 얼마나 고맙고 행복한지 알게 됐어.
난 이제 고운 빛을 머금고, 부드러운 비를 맞으면서 멋진 씨앗을 만들거야.
나의 씨앗들이 멀리 멀리 날아서 멋진 꽃을 피우도록~